🍁 바쁘다 바빠 2024 가을
유난히 더웠던 여름 날씨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과 가까워질수록 과거의 내가 벌려둔 일들이 몰아서 오기 시작했다. 이 글을 적는 지금 '어떻게든 이 일들을 어떻게든 해내긴 했네?'라는 마음이 들어 뿌듯함과 '남은 올해는 좀 쉬자.'라는 마음이 동시에 들곤 한다. (과연ㅎㅎㅎ...) 10월이 끝나자마자 달려온 나를 위한 휴식기를 갖느라 이제야 회고를 쓰게 되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 요즘 지난 2개월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적어보려고 한다.

🎤 우아한테크코스 2025 입학설명회
우아한테크코스는 매년 지원자들을 위한 입학설명회를 진행한다. 방식은 온라인이 기본이며, 작년에는 오프라인도 병행을 하며 진행했다. 나는 작년부터 입학설명회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여 준비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우아한테크코스에서 가장 많이 한 업무가 뭐예요?'라고 물어보면 장난 반 진심 반으로 'MC요!'라고 답하곤 한다. 맞다. 이번 입학설명회도 진행을 담당하게 되었다. 오프라인과 병행했던 작년과는 다르게 우아한형제들의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앞에는 전사교육팀 분들과 굉장히 전문적인 카메라와 조명들이 있었고, 입학설명회의 오프닝과 Q&A 세션, 마무리 진행을 담당하게 되어 정말 하루 종일 준비했던 것 같다. 오전부터 준비해서 저녁에 진행하다 보니 강한 조명에 이미 덥고 조금 지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라이브가 시작되니 꽤 재밌게 진행이 되었고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MC 역량을 한층 더 키우게 되는 것 같다.ㅋㅋㅋㅋㅋ 온라인도 긴장없이, 자연스럽게, 익숙하게 하는 그날까지 나는 MC를 하지 않을까 싶은 예감이 든다.


🎤 제 1회 비개발자 환영회
입학설명회는 100프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면 비개발자 환영회는 100프로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어 좀 더 마음 편하게 준비하게 되었다. IT업계에서 일을 하며 개발자를 위한 행사는 많지만 비개발자를 위한 행사는 많지 않았고, 이 점을 아쉬워했던 상아님의 '같이 준비해볼래요?' 라는 제안에 큰 고민없이 승낙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상아님과 많은 일들을 벌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6명의 다양한 경험과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비개발자들이 IT업계에서 기죽지 않고 살아남은 경험을 공유하는 행사로 준비하게 되었다. 3명은 개발자에서 비개발자로 전향한 분들이었고, 다른 3명은 비개발자로 경력을 만들어오신 연사자분들이었다. (나는 전자에 포함되었다.) 솔직한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대학시절 IT 교육자로 방향을 선택하면서 첫 8인 스타트업에 합류한 순간부터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하기까지의 6개 회사에 대한 경험 이야기를 20분 가득 채워보았다. 120명이 넘는 분들이 환영회에 참여 신청을 해주셨고 굉장히 많은 질문들을 작성해주셨다. 그래서 연사자분들의 발표가 끝난 이후 Q&A 세션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참여했던 것 같다. 5명의 연사자분들의 발표도 너무 재밌고 인상깊게 들을 수 있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짱짱) 그리고 감사하게도 후기도 많이 적어주셨는데 나의 발표에 대해서 '어느 한 낭만파의 커리어 스토리'라고 적어주셨던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내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자.'라는 메세지가 그 이유였을까? 자기 객관화와 후회 최소화 원칙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작성해주셔서 뿌듯하면서도 감사한 순간이었다.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 대학원 복학
9, 10월 회사를 제외한 나의 삶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건 아무래도 대학원이었다. 화요일, 목요일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등교를 하며 하교를 하고 집에오면 12시가 되었다. 덕분에 저녁 먹을 시간이 적어 살이 조금씩 빠져 그 부분은 슬프면서도 조금은 좋았다. ㅋㅋㅋㅋ 날씨가 추워지면니 등교하면서 달이 뜨는 걸 볼 수 있었고 해리포터의 느낌이 나는 고려대 건물 덕분에 예쁜 사진들을 종종 찍을 수 있었다. 특히 첫번째 사진은 동화책에 있을 것 같은 장면이라 정말 마음에 들었다. 2학기의 절반을 다니고 있는 요즘, 아쉽게도 휴학을 결심했던 '실무에 이 이론을 어떻게 적용해?'라는 부분은 아직도 크게 해결되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론들을 배우며 우테코의 소프트 스킬 교육은 정말 좋은 교육이구나! 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어 현재는 좀 더 배워보자하는 마인드로 다니고 있다.


🎤 우아콘 2024 발표
누군가가 나에게 '9, 10월 중 가장 바쁠 때가 언제였나요?'라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우아콘 발표 기간'이었다고 답변을 할 것이다. 나는 5일 동안 23년지기 친구 결혼식의 축사와 대학원 중간고사, 우아콘 2024 발표 3가지를 모두 소화해야하는 일정이었다. 게다가 작년 우아콘 발표는 개인 경험 공유가 주 내용이었다면 이번 발표는 우아한테크코스 소프트 스킬 교육 커리큘럼에 대한 발표였기에 조금 더 팀원들과의 발표 준비가 필요했다. 그렇게 발표 직전까지도 계속 준비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그 와중에 재밌는 일화도 있었다. 우아콘 발표를 하게 되면 메이크업을 신청할 수 있어 신청을 하게 되었는데 내 인생 가장 진한 화장을 받아서 거울 볼 때마다 내가 아닌 것 같아 어색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진한 화장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ㅋㅋㅋㅋ) 그리고 우리 세션이 어그로를 끌 수 있는 제목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발표 15분 전에 인원이 가득차서 마감이 되었다. 심지어 중간에 나오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줄까지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듣지 못하여 돌아가는 분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ㅠㅠ 데브챗에서 앵콜 발표를 해달라는 요청들이 있어 아마 내년에 하지 않을까 싶다. 작년과 느낌이 꽤 달랐던 발표였지만 다양한 발표를 할 수 있어 또 한단계 성장했지 않았까?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참여할 것이다.


🥊 복싱과 필라테스
이렇게 좋은 기회들이 많았지만 바쁘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가장 큰 스트레스 해소법은 운동이었던 것 같다. 이 바쁜 일정들을 버텨내기 위해서 체력은 정말 필요했었다. 그래서 매주 1회씩 복싱과 필라테스를 하였고 주말에는 러닝머신을 40분에서 1시간씩은 꼭 타려고 했다. 그 중 복싱은 제일 재밌으면서도 힘들었다. 3분 간 쉬지않고 줄넘기를 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지 몰랐고 시작할 때부터 숨이 차올랐다. 하지만 복싱 미트를 칠 때에는 꽤 스트레스가 풀리며 재밌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좋았다. 그 순간에는 일정에서 잠깐 벗어날 수 있어 후련했다. 바쁜 기간을 버틸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인 운동을 앞으로도 꾸준히 가져가려고 한다.
🎵 이무진 콘서트
다른 사람 앞에서 마이크를 드는 일이 많았던 가을... '나는 이정도면 돌잡이 때 연필이 아닌 마이크를 잡은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일정을 소화하던 중 '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역할로 뭔가 참여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인터파크 티켓에 들어가 이무진 콘서트를 예매하게 되었다. 싱어게인 때부터 관심있게 노래를 들었던 이무진의 실제 목소리를 꽤 가까운 자리에서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진행하는 행사를 보니 마음이 너무 편해서 좋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 긴장한 이무진의 표정을 보며 공감도 갔지만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어 진심으로 좋았다.

🍊 제주도 가족 여행
그리고 '이대로라면 나 번아웃 올 것 같아...' 라는 생각과 바다가 너무 보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가족 단톡방에 '제주도 여행 갈 사람!'이라고 올렸더니 부모님이 같이 가자고 했다. (남동생은 시험 때문에 바빴기에 다음 기회에..) 정말 여행을 가지 않는 우리 부모님이기에 의외였다. 게다가 신혼여행 이후로 둘이서 같이 가시는 제주도 여행은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원래는 힐링 여행을 생각하며 기획했으나 점점 효도 여행으로 바뀌기 시작했지만 오랜만에 부모님과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시작부터 시트콤 찍는 것 마냥 다사다난한 일들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획했던 식당과 스튜디오 모두 대!성!공! 이었고 중간중간 영상들도 찍어 가족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서 선물해 드렸다. (하지만 자취방 돌아와서 11시간 동안 기절한 건 안 비밀.... ㅋㅋㅋ) 번아웃이 올 것 같아 즉흥적으로 가게 된 여행이었지만 올해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 마무리
바쁘다 바빠 2024 가을은 요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성장할 수 있는 순간들이 몰려있던 9, 10월 동안 나에게 필요한 휴식을 주고자 하였고 운동도 꾸준히 해왔다. 그리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도 큰 응원을 자주 받을 수 있었던 의미있는 가을이었다. 올해가 이제 얼마남지 않았지만 남은 일정들도 잘 마무리하며 올 한해의 회고를 기분 좋게 적고 싶은 11월이다.
